태국에서 은행 계좌를 만든 후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공유해보려고 한다. 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현금도 참 편하군 서둘러 은행 계좌 만들 필요가 없군 했는데, 지금은 “진작 좀 서둘러서 빨리 만들걸” 하고 있다. 😎
현금 지옥에서 벗어나다
은행 계좌가 없던 시절엔 그야말로 ‘현금 사용 외국인 여행자’였다. 되는 QR코드도 있긴 하지만 막상 써보려 하면 “이 QR코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가 뜨는 경우가 반 이상이였다. 특히 로컬이나 작은 상점은 대부분 개인 은행 계좌로의 연결하는 QR코드라 네이버페이, 토스에서 제공하는 GNL은 사용이 불가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항상 현금을 들고 다녔는데, 이게 진짜 스트레스였다.
10바트는 그나마 괜찮다. 작은 것 살 때 다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근데 1바트는 정말 처치 곤란이다. 너무 작은 돈이라 쓸 곳도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까워서 계속 쌓인다. 집에 돌아와서 주머니 뒤지면 1바트 동전이 우수수 나오는 게 일상이었음.
현금 들고 다니니까 지갑도 두툼해지고, 계산할 때마다 동전 세어야 하는 것도 번거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금 떨어지면 ATM 찾아 헤매야 하는 것도 은근히 짜증났고.
게임 체인저, 카시콘 뱅크
드디어 태국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카시콘 뱅크(Kasikorn Bank)를 선택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계좌 만들고 K Plus 앱 깔고 나서부터 태국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현금을 아예 안 쓴다. QR코드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니까. 정말 ‘만사형통’이다.
어디서나 통하는 마법의 QR코드
가장 놀라운 건 QR코드 결제가 정말 어디서나 된다는 거다. 처음에는 안되는 곳도 있겠지 했는데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다. 다 된다. 정말 다 된다.
전통시장? 문제없다. 처음에는 시장 아줌마들이 QR코드를 받을까 싶었는데, 웬걸. 작은 과일 가게, 반찬 가게 할 것 없이 다들 QR코드 준비해놓고 있더라. 망고 한 개, 팟타이 한 그릇도 QR코드로 척척 결제된다.
야시장도 마찬가지다. 밤늦게 열리는 야시장에서 꼬치 구워주는 아저씨도, 팟타이 볶아주는 아줌마도 모두 QR코드 받는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과일 파는 행상분들도 다 QR코드 가지고 있다.
길거리 음식도 당연히 QR코드 된다. 쏨땀 한 접시, 망고 스티키 라이스 한 그릇, 코코넛 아이스크림까지. 현금 없이도 마음껏 태국 맛집 탐방이 가능하다.
아이러니한 세븐일레븐
재밌는 건 세븐일레븐이다. 가장 현대적일 것 같은 편의점에서 도리어 QR코드 결제가 안된다. 카드는 200바트 이상. 스캔은 알리페이를 요구한다. (알리페이는 알게 모르게 수수료가 비싸다.) 물론 우리 동네 세븐일레븐만 그럴 수 있는데.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는 QR코드가 되는데 세븐일레븐에서 안 될 때의 그 황당함이라니.
한국처럼 편리한 일상
이제 정말 한국에서처럼 휴대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아무 문제없다. 지갑 챙길 필요도 없고, 현금 떨어질 걱정도 없고, 잔돈 관리 스트레스도 사라졌다.
계산할 때도 훨씬 빨라졌다. QR코드 스캔하고 금액 확인하고 지문 인증 한 번이면 끝. 현금으로 계산할 때처럼 동전 세어가며 계산할 필요가 없다.
은행 업무도 손안에서
계좌가 생기고 나서 송금도 엄청 편해졌다. 예전에는 자잘한 송금 하려면 은행까지 가야 했는데, 이제는 K Plus 앱에서 몇 번만 터치하면 끝.
특히 태국 은행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 있다. 다른 은행으로 송금해도 실시간으로 처리되고, 수수료도 전혀 없다. 그리고 송금할 때 상대방 계좌주 이름도 확인할 수 있어서 실수로 잘못 보낼 걱정도 없음. 한국 사람은 이게 장점이야 의아해 할 정도로 이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세상에 이게 안되는 나라는 매우 많다.
또한 계좌만들고 카드 만들고 나니 인터넷 쇼핑도 가능하며 카드 결제 시 휴대폰으로 OTP 날라오고 실시간 결제 되고 한국가 거의 동일하다.
체감되는 변화들
은행 계좌 하나 만든 게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 단순히 결제가 편해진 것을 넘어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들었거든.
현금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 도난이나 분실 걱정도 없어졌고, 지갑도 가벼워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로워진 느낌이 든다. 어디 비싼 식당을 가면 충분히 현금이 있나 걱정했는데 그리고 먼 일이 생길 지 몰라 비상금도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다.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 계좌 개설
학생비자와 가디언 비자를 받고 들어와도 바로 개설이 안된다. 아무 생각 없이 태국 재입국하고 당당히 은행을 찾았더니 바로 퇴짜 받았다. 학교에서 레터를 하나 받아 오란다. 레터 내용을 번역해 봤더니 별 내용도 없다.
이 사람은 학생의 아버지로 거주 비자 갱신 준비 중이니 차질 없이 준비 할 수 있게 계좌 개설을 부탁 드립니다.
라는 아주 간단한 내용의 편지인데, 이걸 가져가야 개설해 준다.
그런데 이것도 또 되는 은행이 있고 안되는 은행이 있다. (Kashikorn 뱅크는 가능, Krungsri 은행은 퇴짜. SCB는 시도 안해 봤음. )
은행 매니저의 OK사인을 받으면 그 뒤는 일사천리. (다른 은행은 모르겠지만 카시콘 뱅크는 여권만 보고 다른 서류는 보지도 않음. 바리바리 싸가지고 갔는데) 카시콘 뱅크 직원들도 외국인 계좌 개설에 익숙해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K Plus 앱 설치와 사용법도 현장에서 바로 알려주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도 바로 받아 나옴.
결론: 태국 장기 거주한다면 필수
태국에서 생활하거나 장기간 체류 예정이라면 최대한 서둘러서 은행 계좌 개설을 강력히 추천한다. 처음에는 서류 준비하고 은행 가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만들어두면 정말 삶의 질이 달라진다.
특히 카시콘 뱅크의 K Plus 앱은 정말 사용하기 편하다. 한국의 모바일 뱅킹 앱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직관적이고 기능도 다양하다. (솔직히 디자인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은행 앱 중에 (한국 포함) 가장 멋있다.)
장기 거주 계획이 있다면 계좌부터 만들어라.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