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오면 한 번쯤 비교해보게 되는 게 바로 기름값이다. 한국에서는 리터당 1,700원이 넘었던 휘발유가 태국에서는 과연 얼마일까? 직접 주유해본 결과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태국의 휘발유 가격, 한국과 비교하면?
내가 주유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가장 저렴한 연료인 E20(에탄올을 20% 섞은 휘발유)의 가격은 리터당 32.950바트였다.
이때 환율이 1바트에 42.47원이었으니, 단순 계산하면 리터당 약 1,400원 정도가 된다.
일반 휘발유 가격도 살펴보자.
옥탄가 95인 고급 휘발유의 리터당 36.10바트, 즉 1,533원 정도로 한국 평균보다는 저렴하다.
주유 당시 한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25년 1월 15일 기준 1,731원이니까, 태국 기름값이 조금 더 저렴하긴 하다. 하지만 단순 가격 비교만으로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태국 물가 대비 기름값, 비싼 편이다?
이제 문제는 태국의 전체적인 물가를 고려했을 때 기름값이 과연 저렴한가 하는 점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국수 한 그릇이 40바트(약 1,700원),
일반적인 식당의 메뉴는 60바트(약 2,500원) 정도다.
이렇게 보면 휘발유 2리터 가격(72바트, 약 3,000원)이 일반 식당 음식 한 끼 가격과 비슷하다.
한국에서 한 끼 10,0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휘발유 2리터가 20,000원이라는 식인데… 이러면 꽤 비싼 거 아닌가?
한국에서는 “기름값 부담이 크다”라는 얘기를 자주 하지만, 태국 현지 물가와 비교하면 오히려 한국의 기름값이 굉장히 싼 축에 속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태국에서 차를 타는 게 부담될까?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기름값이 현지 물가 대비 비싸다면, 태국에서 차 타고 다니는 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이론적으로 보면 그럴 것 같은데, 막상 체감하기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태국에서 장기 거주하는 경우는 외식 패턴이 태국 현지인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로컬 식당에서 한 끼를 40~60바트에 해결하는 게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이나 외국 음식점에서 한 끼 1,000바트(약 42,000원) 정도를 쓰는 경우가 많다.
즉, 생활비 자체가 한국보다 조금 낮은 정도이지 반값은 아니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연비가 더 좋은 환경, 체감 기름값이 낮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태국은 도로 사정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
- 차가 많이 막히지 않는 곳에서는 일정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 도심이 아니라면 속도가 80km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 신호 대기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실제 연비가 한국보다 훨씬 더 잘 나온다.
즉, 같은 리터 수를 주유해도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체감 기름값이 더 낮아진다.
결론: 태국에서 장기 거주한다면 차 렌트 추천!
이 모든 걸 종합해보면,
단순 가격만 보면 기름값이 태국 물가 대비 산술적으로 비싸지만,
장기 거주하면서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차를 타는 데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특히 차량을 운행하는 게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일 수도 있다. 연비가 좋아서 주유 횟수가 적고, 도로 상황도 한국보다는 쾌적한 편이라 운전 스트레스도 덜하다. (오토바이만 조심하면)
비용으로 따지면 그랩이나 볼트가 더 저렴할 수 있으나, 기다림 없이 가고 싶은 곳에 아무 때나 내가 원하는 길로 또는 맘 바뀌면 가다가 다른 데로 갈 수 있는 자유에 비교하면 차량 운행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그래서 결론은?
태국에서 오래 머문다면 차량을 운행하는 걸 추천!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지만, 실제 생활하면서는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태국 여행이나 장기 거주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점까지 미리 알아두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