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살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맛집 탐방이 가능하다는 거다. 한국에서는 맨날 맛집 다니면 수백만원 쉽게 나가지만, 여기는 저렴하면서도 유명한 맛집이 많아서 쉽게 고급 식당도 갈 수 있다.
치앙마이 맛집의 딜레마
몇 달 이상 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맛집 중에 비싼 곳들은 (아직까지 한국 가격보다 비싼 곳은 없었다. 샹그릴라 호텔 레스토랑이라도 한국 가격 정도다.) 한국 가격 수준인데 과연 이런 곳을 갈 이유가 있을까?
물론 맛은 있다. 이런 레스토랑으로는 샹그릴라 호텔 China Kitchen, Nim city의 스시 우마이 같은 식당이 있다. 갔다 와서 만족감은 높았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이 가격에?” 하는 생각이 든다. 4인 가족 3000바트 정도 나온다.
그래서 치앙마이 맛집 소개 코너에서 이런 식당은 빼고, 인터넷에 흔하게 널려 있는 항아리 구이, 갈비 국수 이런 거 빼고. 정말 찐으로 잘 모를 만한 식당들을 소개하는 글을 시리즈로 작성하려고 한다.
시리즈 첫 번째: Liberate Coffee Roastery
그 첫 번째로 구글 평점 5.0에 빛나는 치앙마이 커피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 Liberate Coffee Roastery를 소개한다.

한 마디로 인생 커피다. 진한 향, 풍부한 맛, 그리고 아이스도 통 아이스 하나 넣어준다. 완벽한 맛의 조화다.
왜 이렇게 맛있을까?
여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직접 로스팅한다. 여기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대회 나가서 상을 탔다고 한다.
신선한 원두 + 그날 로스팅 + 이를 내려주는 수준 높은 바리스타 = 완벽한 커피
이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곳이다.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원두를 갈고, 정확한 온도와 시간으로 추출해준다. 그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이 올라간다. 물론 커피가 나오기 까지 오래 걸린다. (한 번에 두 잔 시키는 것도 추천한다.)
예상과 다른 위치와 분위기
근데 위치도 그렇고 카페도 그렇고 외곽에 위치한 멋지고 비싼 카페랑은 조금 거리가 있다.
우선 항동에서도 외곽, 논 한가운데 있다. 로컬 마을을 꾸불꾸불 운전해 논을 가로지르면 나온다. 처음 갈 때는 “여기 맞나?” 싶을 정도로 외진 곳에 있다.
들어가면 그냥 큰 정원(잘 정리도 안되고 약간은 지저분한)에 조그만 에어컨 나오는 건물 하나, 그리고 커피 내리는 건물. 딱 이렇게 있다.
앉아서 2~3시간 컴퓨터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작업하고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논 뷰가 안 좋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인스타 감성’ 카페는 아니다.
분위기 vs 커피, 무엇을 택할 것인가?
여기는 분위기 아닌 커피 그 하나만 보고 간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
치앙마이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정말 많다. 님만해민 근처의 세련된 카페들, 올드시티 주변의 아기자기한 카페들. 하지만 정말 ‘커피 맛’으로만 승부하는 곳은 많지 않다.
Liberate Coffee Roastery는 바로 그런 곳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멋진 뷰 대신, 오직 커피 한 잔에만 집중한다.
가격은 어떨까?
가격도 합리적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70바트 정도. 님만해민의 유명 카페들과 비교해도 더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퀄리티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 가격에 이 퀄리티라면 정말 가성비 최고다. 한국에서 이런 수준의 커피를 마시려면 최소 7-8천원(아니다. 이 정도는 만원이다.) 은 내야 하는데, 여기서는 3-4천원이면 충분하다.
찾아가는 법 (중요!)
위치가 외지다 보니 찾아가는 게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구글 맵에 “Liberate Coffee Roastery”라고 검색하면 나오긴 하는데, 마지막 구간이 좀 헷갈릴 수 있다.
차로 가는 걸 추천한다. 그랩으로 가기에는 너무 외지고, 돌아올 때 그랩 잡기도 어렵다. 오토바이라면 상관없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 헤맬 수 있으니 시간 여유를 두고 가는 게 좋다.
https://maps.app.goo.gl/fCwpuL7frxgRCpLQ6
언제 가는 게 좋을까?
평일 오전이나 오후 이른 시간을 추천한다. 주말에는 현지인들이나 커피 마니아들이 많이 찾아와서 조금 붐빌 수 있다.
그리고 날씨 좋은 날에 가는 걸 추천한다. 실내 공간이 작아서 날씨가 너무 더우면 조금 답답할 수 있다. 논밭 바람이 시원한 날에 가면 정말 좋다.
다른 커피숍과의 차이점
치앙마이에는 정말 많은 커피숍이 있다. 님만해민의 세련된 카페들, 올드시티의 아기자기한 카페들, 외곽의 뷰 좋은 카페들까지.
하지만 Liberate Coffee Roastery만의 특별함이 있다:
- 진짜 커피에만 집중한다 – 분위기나 인테리어보다 커피 맛이 우선
- 직접 로스팅한다 – 신선함이 다르다
- 바리스타의 실력이 검증되었다 – 대회 수상 경력
- 가격이 합리적이다 – 퀄리티 대비 저렴함
- 현지인들이 인정하는 맛집이다 – 관광지가 아닌 진짜 맛집
아쉬운 점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위치가 너무 외지다. 갑자기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서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다. 확실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가야 한다.
분위기는 기대하지 마라. 예쁜 카페, 인스타 감성 이런 거 원한다면 다른 곳을 가는 게 좋다. 찐 로컬 분위기 생 것 그 자체를 원한다면 좋아하실 수도.
실내 공간이 작다. 여러 명이 함께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결론: 커피 마니아라면 필수 코스
Liberate Coffee Roastery는 커피 마니아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분위기나 편의성을 포기하고서라도 정말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라.
치앙마이에서 진짜 맛있는 커피를 찾고 있다면, 인터넷에 널린 뻔한 추천 말고 정말 현지인들이 인정하는 맛집을 원한다면 Liberate Coffee Roastery를 추천한다.
한 번 가보면 왜 구글 평점이 5.0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커피 한 잔으로 이렇게 감동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숨은 맛집을 소개하겠다. 관광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정말 현지인들만 아는 그런 곳들 말이다. 🎯